Landscape

Landscape 2017
작업 노트

이 작업은 풍경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풍경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그것은 살아 있는 존재처럼 다가오기도 하고, 때로는 침묵 속에서 묵직한 감정을 전달하기도 한다. 나는 이러한 풍경 속에서 어떤 존재성과 마주하게 된다. 그것은 언어로 완전히 설명할 수 없는 감각이며, 생명과 비생명, 주체와 객체의 경계를 흐리게 만드는 감정이다.

이 시리즈에서 나는 ’경계‘에 주목했다. 살아 있는 것과 죽은 것, 자연과 인공, 보는 자와 보여지는 것 사이의 경계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모호함 속에서 우리는 풍경과 관계 맺고, 스스로를 투영하며, 그 안에서 무언가를 느낀다. 사진은 그러한 흐릿한 경계를 붙잡는 하나의 도구가 되었다. 어떤 이미지에서는 생명을 잃은 나무가 마치 생명체처럼 서 있고, 또 다른 이미지에서는 무기물적 풍경이 어떤 의식을 지닌 존재처럼 느껴진다.

현대 사회는 자연을 대상화하고, 이해 가능한 것으로만 규정하려 한다. 하지만 나는 그 이해의 이면에 존재하는 낯섦과 기이함,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응시하고자 했다. 풍경은 정적이지만, 그 안에는 시간과 감정, 존재의 흔적이 켜켜이 쌓여 있다.

풍경을 통해, 나는 인간과 자연 사이의 감각적 거리를 탐색하고, 그 사이 어딘가에서 문득 나타나는 ’존재의 감각‘을 포착하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