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Zoo, 2007–2009
동물원에서 내가 마주한 것은 동물만이 아니었다. 오히려 나의 시선을 끈 것은 동물과 인간 사이에 놓인 경계였다.
유리창과 쇠창살은 관람객과 동물을 분리한다. 우리는 그 경계 밖에서 동물을 안전하게 바라보고, 동물은 인간이 만든 제한된 공간 안에서 살아간다. 그곳에는 자연을 닮도록 만들어진 바위와 나무, 물과 풍경이 있지만 그것은 인간이 설계하고 통제한 또 하나의 환경이다.
그 안에서 자연과 인공의 경계는 이상하게 뒤섞인다.
살아 있는 동물 곁에는 플라스틱 나무와 인공적인 구조물이 놓여 있다. 생명과 비생명, 실제 자연과 자연을 모방한 사물이 하나의 풍경을 구성한다. 때로는 살아 있는 동물보다 그것을 둘러싼 인공적인 환경이 더 선명하게 보이기도 한다.
나는 그 안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의 몸과 시선을 바라본다.
그들은 관람의 대상이지만 완전히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가만히 서 있거나 같은 장소를 반복해서 걷고, 때로는 유리 너머의 어딘가를 바라본다. 그 순간 동물은 우리가 이해하고 분류할 수 있는 대상으로부터 잠시 벗어나 낯선 존재로 나타난다.
사진 역시 하나의 경계를 만든다.
카메라를 든 나는 유리와 철창 밖에 서서 그들을 바라본다. 그러나 사진을 찍을수록 내가 동물을 바라보는 것인지, 유리 너머의 동물이 나를 바라보는 것인지 그 관계는 모호해진다.
《Zoo》는 자연과 인공, 생명과 비생명, 바라보는 자와 바라보이는 존재 사이의 경계를 탐색하는 작업이다.
나는 인간이 자연을 재현하고 통제하기 위해 만든 공간에서, 그 질서 안으로 완전히 포획되지 않는 존재의 감각을 바라보고자 했다.
경계는 동물을 가두고 있지만, 그 존재까지 완전히 가둘 수는 없다.






















